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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창립기념 AI 영상을 2일 안에 제작하며 거친 스토리보드, 이미지 생성, 음성, 인스타툰 제작 과정을 공개합니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AI 필름을 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창립기념일을 위한 1분 44초 분량의 축전 영상이었습니다. 회사 마스코트인 강아지와 고양이가 등장하고, 임직원을 상징하는 별들이 하나씩 연결돼 별자리를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영상의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들이 연결될 때 하나의 공동체가 완성된다는 것. 하지만 제작 과정은 메시지만큼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AI를 활용하면 빠르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 작업은 프롬프트 수정과 재생성, 음성 테스트와 영상 편집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작은 프로덕션에 가까웠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경험을 7장의 인스타툰으로 압축한 과정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AI 필름과 인스타툰 제작 핵심 요약
제작 목적: 회사 창립기념일 축전 영상 제작
영상 분량: 약 1분 44초
제작 기간: 약 2~3일
주요 소재: 회사 마스코트, 별, 별자리, 연결과 공동체
후속 콘텐츠: 제작 경험을 담은 7장 인스타툰
제작 후 디자인 회고: AI 드래프트 및 프로덕션 제작은 최소 5일 이상

인스타툰 : 시작은 한마디였다
“이번 창립기념일 영상, AI로 만들어볼까요?”
우리 팀은 기존에도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었지만, 모션디자인과 장편 영상 제작은 주요 업무 범위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회사 마스코트를 활용한 필름을 제작해야 했습니다.
영상의 대본부터 이미지, 움직임, 보이스, 편집까지 모두 포함된 작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약 2~3일 안에 1분 44초의 영상을 완성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AI를 사용하면 제작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작업을 시작하자 AI가 시간을 줄여주는 도구인 동시에, 새로운 종류의 디렉팅이 필요한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스타툰 : 이야기의 중심은 ‘연결’이었다
영상에는 회사의 강아지와 고양이 마스코트가 등장합니다.
스토리는 대략 이러합니다.
두 캐릭터는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이고 있는 별을 발견하고, 흩어져 있던 별들은 하나씩 이어지면서 마지막에는 하나의 별자리를 완성합니다. 이때, 별 하나하나는 임직원을 의미합니다. 각자의 역할과 위치는 다르지만 서로 연결됐을 때 더 큰 빛과 형태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영상의 핵심 구조는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1. 마스코트가 별을 발견한다.
2. 흩어진 별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3. 별과 별 사이에 빛의 선이 이어진다.
4. 하나의 별자리가 완성된다.
5. 연결된 공동체의 의미를 전달한다.
스토리는 간결했지만, AI를 통해 동일한 캐릭터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은 전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인스타툰 : AI 결과물은 한 번에 나오지 않았다
프롬프트에는 원하는 내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캐릭터의 생김새와 표정, 카메라 구도, 배경, 조명, 별의 위치, 움직임의 방향까지 구조화해 입력했습니다.
하지만 생성 결과에는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계속 등장했습니다. 강아지가 우주를 헤엄치거나, 고양이의 수가 갑자기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별자리가 필요한 장면에 거대한 행성이 등장하고, 같은 캐릭터의 얼굴이 컷마다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AI는 지시를 이해한 것처럼 결과를 보여주지만, 디자이너가 의도한 맥락까지 항상 정확하게 구현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생성과 수정이 반복됐습니다. TAKE 01에서 시작한 작업은 TAKE 12, TAKE 29를 지나 수십 번째 결과물까지 이어졌습니다.


인스타툰 : 목소리를 넣으면 끝날 줄 알았다
영상 장면이 어느 정도 완성된 뒤에는 마스코트의 보이스를 제작했습니다.
원하는 목소리의 특성이 담긴 음성 파일을 입력하면 비슷한 톤으로 재생성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귀여운 캐릭터 목소리를 요청했는데 중후한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처럼 들리거나, 지나치게 높은 음정과 부자연스러운 억양으로 생성되기도 했습니다. 영상과 음성의 타이밍을 맞추는 작업도 필요했습니다. 결국 음성 역시 한 번의 생성으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었고, 재생하고, 정지하고, 다시 생성하고, 다시 들어보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인스타툰 : 당일까지 AI 공장을 돌렸다
영상의 완성도가 조금씩 높아질수록 수정해야 할 부분도 더 잘 보였습니다.
별의 움직임이 어색한 장면을 다시 만들고, 캐릭터가 달라진 컷을 교체했습니다. 음성과 입 모양이 맞지 않는 부분을 조정하고, 장면 사이의 속도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번 컷만 나오면 끝”이라고 말했지만, 그 말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최종 렌더링이 진행되는 순간까지도 마음을 놓기 어려웠습니다.
AI는 생성 속도가 빠를 수 있지만, 결과를 판단하고 연결하는 과정까지 자동으로 해결해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인스타툰 : 결과는 예상보다 따뜻했다
창립기념일 당일, 완성된 영상이 임직원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회사 마스코트가 등장하자 곳곳에서 귀엽다는 반응이 나왔다. 별들이 연결돼 별자리를 만드는 장면과 영상의 메시지에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반복되는 생성과 수정으로 힘든 작업이었지만, 완성된 영상을 함께 보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AI를 활용한 작업이 단순한 이미지 제작을 넘어 영상 콘텐츠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2일이라는 일정이 결정한 것들
이 작업의 조건은 하나였습니다. 2일. 그 일정이 나머지를 전부 정했습니다.
먼저 포기한 것
- 실사 스타일 — 사실적인 인물이나 배경은 컷마다 흔들립니다. 일러스트 톤으로 가면 흔들려도 티가 덜 납니다
- 새 캐릭터 — 이미 있는 사내 마스코트를 썼습니다. 캐릭터를 새로 잡는 데만 하루가 갑니다
- 긴 러닝타임 — 2분 안쪽으로 못 박았습니다. 길어질수록 일관성이 무너집니다
대신 시간을 쓴 것
포기한 만큼 스토리보드에 시간을 몰았습니다. 위에 있는 동화풍 스토리보드가 그 결과입니다.
스토리보드를 먼저 그 톤으로 만들어두면 이후 프롬프트에서 분위기가 잘 따라옵니다. 말로 "동화풍으로"라고 적는 것보다 이미 그 톤인 그림을 레퍼런스로 주는 쪽이 훨씬 정확했습니다.
2일 안에 끝난 진짜 이유
AI가 빨라서가 아니었습니다. 고칠 수 있는 범위를 미리 좁혀놨기 때문입니다.
캐릭터가 고정돼 있으니 캐릭터는 안 고칩니다. 톤이 고정돼 있으니 톤도 안 고칩니다. 남은 건 컷 순서와 대사뿐이라 문제가 생겨도 어디를 손대야 할지 바로 보였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짧은 일정으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면 생성 속도를 올릴 궁리보다 고칠 범위를 줄일 궁리를 먼저 해야 합니다.
인스타툰 : AI는 빠르지만 프로덕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작업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AI 콘텐츠 제작도 충분한 제작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AI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일정이 무조건 짧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프롬프트를 설계하고, 결과물을 생성하고, 캐릭터의 일관성을 확인하고, 영상과 음성을 연결하는 모든 과정에는 사람의 판단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특히 브랜드 콘텐츠는 단순히 결과물이 생성됐다고 끝나는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브랜드의 메시지와 캐릭터 정체성, 영상의 흐름과 전체 퀄리티를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BX팀에서는 앞으로 AI 필름 관련 업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세웠습니다.
인하우스 디자인팀 AI 필름 제작 기준
· AI 드래프트와 프로덕션은 최소 일 이상 확보
· 대본과 콘티 확정 후 제작 시작
· 캐릭터 기준 이미지 사전 확정
· 생성 횟수와 수정 범위 협의
· 보이스와 영상 편집 기간 별도 반영
· ASAP 요청 시 일정과 퀄리티 우선순위 협의

한 사람이 프로덕션 전체를 맡는다는 것
이번 건에서 제가 맡은 건 대본, 이미지, 움직임, 보이스, 편집이었습니다. 적고 보면 짧은데, 원래 이건 여러 직무가 나눠 하던 일입니다.
AI가 그걸 한 사람이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미묘한 것이 생깁니다. "할 수 있다"가 빠르게 "해야 한다"가 됩니다.
2일이라는 일정이 어떻게 잡혔나
이 일정이 가능했던 건 AI 덕분입니다. 그런데 순서를 되짚어보면 이 일정이 잡힌 것도 AI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같으면 외부 프로덕션을 붙이거나 기간을 늘렸을 일입니다.
도구가 빨라지면 그만큼 여유가 생기는 게 아니라, 그 속도를 전제로 일정이 다시 짜입니다. 이건 누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됩니다. 다만 사전에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건 다릅니다.
늘어난 일과 줄어든 일
이번 작업에서 확실히 줄어든 건 그리는 시간입니다. 스토리보드를 손으로 그렸으면 2일로 끝날 수 없었습니다.
대신 늘어난 게 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 고르는 시간, 파일을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생성 버튼을 누르고 결과를 기다리고, 나온 것을 다 보고, 쓸 걸 골라 번호를 매기는 일이 작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이 둘을 묶어서 "디자인 업무"라고 부르면 입장이 애매해집니다. 앞의 건 분명히 제 일인데, 뒤의 건 제가 해야 하는 일이 맞나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정지 이미지 기준으로는 영상을 검수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가장 크게 걸린 건 기술이 아니라 제 검수 기준이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기준은 전부 한 장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색이 맞는가, 구도가 안정적인가, 제품이 제대로 보이는가. 이미지 작업을 오래 하면서 몸에 붙은 것들입니다.
한 장씩 보면 다 통과입니다
문제는 그 기준으로 보면 컷들이 거의 다 통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장씩 뗄어놓고 보면 색도 괜찮고 구도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어 붙이면 무너졌습니다. 캐릭터가 컷마다 미세하게 달라졌고, 배경과 라이팅이 계속 바뀜어서 중간중간 퀄리티가 튀었습니다. 대사에 입을 맞추는 것과 목소리 톤을 통일하는 것도 같은 문제였습니다.
즉 문제는 장면 안에 있지 않았고 장면과 장면 사이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기준에는 "사이"를 보는 항목이 없었습니다.
검수 단위를 바꿔야 했습니다
중간부터는 방식을 바꿔습니다. 한 장씩 보는 대신 앞뒤 두 장을 붙여놓고 봤습니다. 그러면 따로 볼 때는 안 보이던 차이가 바로 드러났습니다.
이건 생각보다 큰 전환이었습니다. 이미지 디자이너는 완성된 한 장을 판단하는 훈련을 받습니다. 영상은 그 훈련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잘 나온 한 장을 아까워하면 전체 흐름이 깨집니다.
그래서 이 일이 디자인이었나
끝나고 나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톤을 정하고, 컷 순서를 잡고, 어느 걸 버릴지 고르는 건 디자인이었습니다. 이건 도구가 바뀌어도 안 바뀝니다.
반면 생성을 기다리고, 파일을 번호로 관리하고, 같은 프롬프트를 재투입하는 일은 디자인이라기보다 운영에 가깝습니다. 이번에는 둘을 한 사람이 다 했고, 일정이 짧아서 구분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다음에 같은 일을 맡는다면 이 둘을 일정표에서 분리해 적으려고 합니다. 같은 칸에 넣으면 생성과 정리에 쓰는 시간이 보이지 않고, 그러면 다음번에도 같은 일정으로 잡힆니다.
스토리보드 이미지 생성 전 확인한 기준
✅ 캐릭터
· 원본 캐릭터 2종만 사용
· 동물 특징 유지
· 캐릭터별 특징 혼합 금지
· 장면마다 크기 비율 통일
✅ 스타일
· 실사 이미지 기반으로 제작
· 밤 배경과 파스텔 포인트
· 심플하고 키치 한 오피스 코미디
· 감성적인 표정과 환상적인 요소 활용
✅ 레이아웃
· 화면 비율 1920 ×1080
· 동일한 환경 유지
· 하단 내레이션 박스 확보
· 중요한 캐릭터가 중앙에서 잘리지 않도록 배치
· 한 장에 너무 많은 장면을 넣지 않기
· 컷 별로 다양한 화면구도, 연출법 필수
맺음말
이번 작업은 인하우스 디자인팀이 처음으로 AI를 활용해 비교적 긴 영상을 제작한 사례였습니다.
결과만 보면 귀여운 마스코트가 등장하는 1분 44초의 영상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프롬프트와 재생성, 음성 테스트, 편집 과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AI는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좋은 결과는 버튼 한 번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AI가 만든 결과를 판단하고, 브랜드의 메시지에 맞게 연결하고, 완성도를 관리하는 과정은 여전히 사람의 역할입니다.
이번 인스타툰은 그 과정을 너무 무겁지 않게 기록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영상 제작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우리 팀의 업무 영역이 조금 더 넓어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AI는 빠르지만, 좋은 프로덕션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글과 이어지는 내용은 생성형 AI 스킬 설계 방법, AI 시대 디자이너 역할 변화, AI 영상 도구 파이프라인에 정리했습니다.
사내 프로젝트를 2일 만에 마감한 기록입니다. 일정과 작업 순서를 그대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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