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AI 디자인 도구

AI 도구·사용법·비교 (GPT, Gemini, Claude 등)

뱅우리 2026. 7. 27. 22:15

목차


    AI 모델 비교 글을 볼 때마다 저는 한 가지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이 모델이 1등"이라는 결론이 실제 업무에서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뷰티 브랜드 팝업 수주를 준비하면서 직접 여러 AI를 써본 결과, 문제는 어떤 모델이 더 좋은가가 아니라 어떤 단계에서 어떤 모델을 배치하는가였습니다. 작업 흐름 설계 없이 좋은 모델만 고르는 건, 좋은 재료만 사다 놓고 레시피 없이 요리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손가락이 4개가 된다거나, 인물의 얼굴 일관성이 무너졌던 실제 예시손가락이 4개가 된다거나, 인물의 얼굴 일관성이 무너졌던 실제 예시 (2)
    손가락이 4개가 된다거나, 인물의 얼굴 일관성이 무너졌던 실제 예시

     

     

     

    AI 품질이 평준화된 지금, 무엇이 진짜 차이를 만드는가

    예전엔 인물 이미지를 만들면 손가락이 사라지거나 로고가 뭉개졌습니다. 크리에이터 제안 이미지를 작업하면 2차, 3차, 4차 리터칭이 기본값이었습니다. 그때는 "어느 모델이 얼굴을 더 잘 지키는가"가 진짜 선택 기준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대부분의 모델이 실무에 쓸 수준을 냅니다. 그래서 제가 체감하는 차이는 모델 성능이 아니라 어떤 구조로 쓰느냐에서 갈립니다. "이 모델이 1등"이라는 결론이 실무에서 쓸모가 없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AI 도구·사용법·비교 — AI 품질이 평준화된 지금, 무엇이 진짜 차이를 만드는가

     

    브랜드 맥락을 구조화하면 AI가 달라진다

    뷰티 브랜드 팝업 수주를 준비하면서 작업 흐름을 단계별로 뜻어봤습니다. 요청서 분석, 톤 앤 무드 파악, 콘셉트 정리, 타겟 설정, 키비주얼 방향 도출, 프롬프트 설계, 결과 비교, 팝업 시뮬레이션, 제안서 편집, 내부 피드백 반영. 최소 열 단계였습니다.

    이게 예상 밖이었습니다. 열 단계 중 언어 이해가 필요한 곳, 이미지 생성력이 필요한 곳, 긴 기억이 필요한 곳이 전부 달랐습니다. 하나의 모델로 열 단계를 다 끌고 가려던 게 애초에 무리였던 겁니다.

    같은 브랜드를 두 번째 맡았을 때 알게 된 것

    매번 새 대화창에서 같은 브랜드를 처음부터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가이드라인, 금지 조건, 선호 무드, 과거 결과물을 매번 다시 적는 일입니다. 그러니 결과가 매번 흔들렸습니다.

    이걸 파일로 정리해서 고정해둔 뒤에 달라졌습니다. 설명하는 시간이 사라진 게 아니라, 설명이 매번 조금씩 달라지는 문제가 사라졌습니다. 사람이 기억을 맡으면 그 기억이 매번 미세하게 변합니다.

     

     

     

    첫 단계에서 바로 터졌습니다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 팝업이었고, 키비주얼이 모델 화보컷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AI에 넘긴 건 인물이었습니다. 얼굴 정확도와 일관성이 안 나오면 뒤의 열 단계가 전부 무의미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얼굴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170cm 모델이 153cm로 나왔습니다

    키가 170이 넘는 모델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물은 153cm쯤 되는 귀여운 체형으로 먋대로 바꿔 놓았습니다. 얼굴은 비슷하게 지켰는데 신체 비율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색조 브랜드 팝업에서 모델의 분위기는 브랜드 타겟 그 자체입니다. 키 170의 서늘한 인물을 전제로 잡은 톤과, 귀여운 체형의 인물이 주는 톤은 다른 브랜드의 이야기입니다. 이건 품질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문제였습니다.

    어느 모델이 더 좋은가를 따지던 기준으로는 이걸 잡을 수 없었습니다. 얼굴을 잘 지키는 모델을 골랐는데, 제가 비율을 지키라고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거의 첫 단계에서 되돌아갔습니다

    열 단계 중 첫 단계에서 배치를 다시 잡았습니다. 인물 생성을 "얼굴 일관성"으로만 정의했던 걸 "얼굴 + 신체 비율 + 분위기"로 바꿈 것입니다. 세 가지를 한 문장에 넣지 않고 각각 명시했습니다.

    이 일로 알게 된 건 하나입니다. 라우팅은 어느 모델을 고르느냐가 아니라, 그 단계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먼저 적는 일입니다. 지켜야 할 걸 안 적으면 어떤 모델을 넣어도 같은 사고가 납니다.

     

    모델 라우팅으로 작업 흐름을 설계하는 법

    그래서 단계별로 모델을 나눠 배치했습니다. 하나에 다 맡기지 않는 것뿐입니다.

    단계 배치 기준
    요청서 분석·콘셉트 정리 Claude·GPT 계열 긴 문서를 한 번에 정확히
    레퍼런스 분석·다중 자료 Gemini 계열 멀티모달 처리량
    대량 이미지·시뮬레이션 이미지 전용 툴 속도와 비용
    제안서 편집·프롬프트 구조화 GPT·Claude 문장 정리
    로고·인물·제품 검수 사람 AI는 보조까지만

    마지막 줄이 가장 중요합니다. 검수를 넘긴 적이 한 번 있는데, 로고 자간이 미세하게 달라진 걸 놓치고 시안을 넘겼습니다. 그 뒤로는 마지막 한 장은 반드시 제 눈으로 봅니다.

    이 표를 만든 순서

    표부터 만든 게 아닙니다. 단계마다 "여기서 틀리면 뭐가 망가지나"를 먼저 적었습니다. 그다음에 그걸 가장 안 망가뜨릴 것 같은 도구를 붙였습니다.

    요청서 분석에서 틀리면 방향 전체가 틀어집니다. 그래서 속도를 포기하고 긴 문서를 한 번에 정확히 읽는 쪽을 골랐습니다. 반대로 대량 시뮬레이션은 한 장이 틀려도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그만이라 속도를 우선했습니다.

    기준이 "성능"이 아니라 "실패 비용"입니다. 이렇게 놓으니 어느 모델이 1등인지 몰라도 배치가 정해졌습니다.

    단계를 나누면 생기는 부수효과

    라우팅을 잡고 나서 예상 못 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병목이 어디인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도구로 처음부터 끝까지 갈 때는 "오늘 작업이 느렸다"가 전부였습니다. 어느 구간에서 시간을 빼앗긴지 구분이 안 됐습니다.

    단계를 나누자 구간별로 시간이 보였습니다. 이번 팝업에서는 로고 검수가 압도적으로 길었고, 그걸 알고 나니 다음 프로젝트 일정을 짜는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로고가 많은 건은 검수 시간을 아예 따로 잡아둡니다.

    라우팅의 진짜 이득은 속도보다 이쪽이었습니다. 어디서 오래 걸리는지 알면 다음번에 그 구간을 먼저 준비할 수 있습니다.

     

     

     

     

     

     

     

    가장 오래 걸린 단계는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열 단계를 다 지나고 보니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은 건 인물도 배경도 아니었습니다. 히어로 제품 패키지의 로고였습니다.

    로고는 그림이 아니라 규격입니다

    AI는 로고를 형태로 그립니다. 자간, 획 두께, 곡률, 대칭 — 전부 매번 미세하게 달라집니다. 사람 눈에는 "비슷한데?"로 보이는데, 브랜드 담당자 눈에는 다른 로고입니다.

    인물은 왜곡되면 바로 보입니다. 신체 비율이 틀리면 누가 봐도 이상합니다. 그런데 로고는 틀린 걸 알아채려면 원본과 겹쳐봐야 합니다. 그래서 검수 시간이 길어집니다.

    실제로 놓친 적이 있습니다

    검수를 넘긴 적이 한 번 있습니다. 로고 자간이 미세하게 달라진 걸 못 보고 시안을 넘겼습니다. 화면에서 보면 멀쩡했고, 다른 요소들이 잘 나와서 그쪽에 시선이 갔습니다.

    그 뒤로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전체를 보기 전에 로고만 확대해서 먼저 봅니다. 좋은 컷일수록 로고를 놓치기 쉽습니다. 나머지가 좋으면 안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사람이 해야 했던 것

    열 단계 중 AI가 끝까지 못 넘긴 구간이 있습니다. 제품디자인 후가공입니다.

    • 질감 디테일 — 무광인데 유광으로 나오거나, 펄감이 과하게 들어감
    • 형태 왜곡 수정 — 케이스 모서리가 미묘하게 휘거나 두께가 안 맞음
    • 로고·문자 보정 — 앞서 적은 이유로 전부 수작업

    이 구간은 AI로 다시 돌리는 것보다 나온 결과를 직접 고치는 게 빠릅니다. 프롬프트를 아무리 다듬어도 "모서리를 0.5mm만 펴줘"는 전달이 안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단계를 아예 AI 흐름에서 빼고 잡습니다. AI가 만든 걸 고치는 시간까지 일정에 넣습니다. 이걸 안 넣으면 매번 마감이 밀립니다.

     

    브랜드 파일을 고정한 뒤 달라진 것

    같은 브랜드를 반복해서 맡으면서 가이드라인, 금지 조건, 선호 무드, 과거 결과물을 파일로 정리해 고정해뒀습니다.

    매 작업 체감 10분 정도가 줄었습니다. 브랜드 설명을 다시 쓰는 시간만 따지면 3배 가까이 빨라진 셈입니다.

    시간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10분이 아까워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실제 효과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매번 설명이 조금씩 달라지는 문제가 사라졌습니다.

    사람이 기억을 맡으면 그 기억이 미세하게 변합니다. 어제는 "차분한 톤"이라고 썼는데 오늘은 "절제된 톤"이라고 씁니다. 저는 같은 뜻으로 썼지만 AI에게는 다른 지시입니다. 결과가 흔들린 이유가 모델이 아니라 저였습니다.

     

    결론

    다음 프로젝트에서 바뀌 것

    이번 이후로 시작 방식을 바꿈습니다. 도구를 고르기 전에 종이 한 장에 단계를 적습니다.

    적는 건 세 줄입니다. 이 단계에서 나와야 하는 것, 여기서 틀리면 뭐가 망가지는지, 누가 확인하는지. 세 줄이 채워지면 모델은 거의 자동으로 정해졌습니다.

    반대로 세 줄을 못 채우면 그 단계는 아직 시작할 때가 아니라는 신호로 봅니다. 지켜야 할 게 뭐지 모르는 채로 돌리면 결과를 봐도 판단을 못 합니다. 키 170 모델이 153으로 나왔을 때 제가 그러었습니다. 뭔가 이상한데 뭔지 바로 집지 못했습니다.

    이제 "어느 모델이 더 좋은가"라는 질문을 점점 덜 하게 됐습니다. 대신 "이 단계에선 무엇을 붙일까"를 묻습니다.

    좋은 재료만 사다 놓고 레시피가 없으면 요리가 안 됩니다. 모델 비교표보다 자기 작업을 열 단계로 쪼개는 일이 먼저입니다.

    다음에 하려는 것

    이번 팝업에서 확실해진 건 첫 단계에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적어두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170cm 모델이 153cm로 나온 것도, 로고 자간을 놓친 것도 전부 "지켜야 할 것"을 안 적어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프로젝트 시작할 때 단계별로 지켜야 할 항목을 먼저 씁니다. 모델은 그다음에 고릅니다.

     

     

     

    이미지 모델만 놓고 비교한 결과는 나노바나나 프로 vs 미드저니에, 제안서 워크플로우 전체 배치는 클로드·피그마·캔바 비교에 있습니다. 도구가 늘면서 디자이너 역할이 어떻게 바뀌는지는 AI 시대 디자이너 역할 변화에서 다뤘습니다.

    같은 작업을 세 도구에 각각 시켜본 결과를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