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삼성전기 AI 프로덕션 영상 (브랜드 서사, AI 영상 제작, B2B 콘텐츠)

뱅우리 2026. 7. 19. 08:22

목차


    기업 기술 영상을 보다가 "이건 광고구나" 싶어 스킵한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삼성전기가 최근 공개한 AI 프로덕션 영상은 그 반대였습니다. 우주 레이싱 영상인 줄 알고 끝까지 봤는데, 알고 보니 MLCC와 패키지기판 얘기였습니다. 저도 최근 비슷한 AI 필름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해봤기에, 이 영상이 얼마나 많은 판단을 압축하고 있는지 더 실감이 났습니다.



     

     

    브랜드 서사 : 기술을 설명하지 않고 기술을 느끼게 만드는 구조

    영상의 배경은 2026년 미래 우주 레이싱 대회인 '갤럭시 그랑프리'입니다. 마지막 한 바퀴, 선두와의 격차, 그리고 최고 출력 기동 기술인 '전 추진기 점화'를 감행하는 브락스 팀. 여기까지만 보면 SF 스포츠 단편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승부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 드러나는 순간, 영상의 성격이 바뀝니다. 파일럿의 반사신경도, 기체의 출력도 아닌 삼성전기의 MLCC, 카메라 모듈, 패키지기판이 0.001초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제가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부품 기업이 이렇게 서사를 쌓아놓고 마지막에 제품을 꺼낼 줄은 몰랐으니까요.

    이 구조의 핵심은 정보의 순서를 뒤집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기업 영상이 '제품명 → 기술 설명 → 기대 효과' 순으로 흘러간다면, 이 영상은 '위기 발생 → 성능 변화 → 결과 확인 → 숨은 기술 공개' 순으로 전개됩니다. 시청자가 어떤 부품이 쓰였는지 알기 전에 경기 결과부터 궁금해지도록 만든 것입니다.

    여기서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란 전자기기 안에서 전류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초소형 부품입니다. 쉽게 말해 에너지를 일정하게 공급해주는 완충재 역할을 합니다. 영상 속 '전 추진기 점화'처럼 극한의 출력이 필요한 순간, 전력 공급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MLCC가 그 순간을 버텨낸다는 설정은 기술 수치를 나열하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부품의 역할을 전달합니다.

    패키지기판(Package Substrate)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사이를 연결하는 기판으로, 신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레이싱에서 0.001초를 결정하는 연산과 신호 처리 속도, 그 기반에 이 기판이 있다는 서사는 기술 브로셔보다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실제로 삼성전기 공식 뉴스룸은 이 부품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래 기술을 현실로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출처: 삼성전기 공식 뉴스룸).

    또한 영상 공개 후 게시된 공식 문구는 브락스 팀이 남긴 '별점 5점짜리 고객 후기' 형식을 취합니다. "주문한 MLCC, 카메라 모듈, 패키지기판 잘 받았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전문 B2B 부품을 온라인 쇼핑 후기 언어로 재번역한 것입니다. 영상 본편이 긴장감을 담당하고, 게시글이 친근함을 담당하는 이중 구조입니다. 하나의 콘텐츠가 두 가지 톤을 동시에 소화하는 방식은 제가 보기에도 꽤 영리한 설계였습니다.

     

     

    • MLCC: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초소형 적층 세라믹 콘덴서. 극한 출력 상황에서 에너지 완충 역할
    • 카메라 모듈: 고속 환경에서 주변 상황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센서 단위 부품. 인지와 판단의 기반
    • 패키지기판: 반도체 칩과 시스템을 연결하는 고밀도 기판. 빠른 신호 전달과 연산 성능에 직결
    • 역순 정보 구조: 위기→결과→기술 공개 순으로 전개해 광고보다 콘텐츠처럼 보이게 설계
    • 이중 채널 전략: 본편 영상은 시네마틱 긴장감, 게시글은 소비자 언어의 유머로 역할 분리
    요약: 삼성전기 AI 필름은 기술 설명을 삭제한 것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한 상황을 먼저 설계해 MLCC, 카메라 모듈 및 패키지기판의 역할을 서사로 전달한 브랜드 콘텐츠

     

     

     

    AI 영상 제작의 실제 : 생성 속도가 완성도를 보장하지 않는다

    삼성전기는 이 영상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접했을 때, 제가 직접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저희 팀은 회사 창립기념일을 위해 약 1분 44초 분량의 AI 필름을 2~3일 안에 완성해야 했습니다. 강아지와 고양이 마스코트가 우주에서 흩어진 별을 발견하고, 별들이 연결되며 하나의 별자리가 완성되는 내용이었습니다. 각각의 별은 임직원을 상징했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연결될 때 하나의 공동체가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담으려 했습니다.

    처음에는 AI를 쓰면 제작 시간이 크게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실제로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강아지가 갑자기 우주를 헤엄치거나, 고양이의 수가 컷마다 달라지거나, 요청하지 않은 거대한 행성이 프레임을 가득 채우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카메라 구도, 조명 방향, 캐릭터의 시선, 별의 위치와 움직임까지 세세하게 프롬프트에 담아도 AI는 디렉터의 의도와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수십 번의 생성과 선별, 부분 수정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프롬프트(Prompt)란 AI에게 원하는 결과물을 설명하는 지시 텍스트입니다. 프롬프트가 정밀할수록 AI의 출력이 의도에 가까워지지만, 그 설계와 검수는 온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생성형 AI 영상 제작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단순한 텍스트 입력이 아니라, 장면 연출의 언어를 텍스트로 번역하는 작업입니다.

    영상이 완성된 뒤에도 보이스의 톤, 억양, 입 모양, 장면 전환 속도를 맞추는 후반 작업이 남아 있었습니다. AI가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선택할지 판단하고, 각각의 컷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이 경험 이후 저희 팀은 세 가지 제작 원칙을 세웠습니다. 대본과 콘티를 먼저 확정하고, 캐릭터 기준 이미지를 사전에 고정하며, AI 드래프트 기간과 실제 프로덕션 기간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전기 영상을 보며 가장 공감한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완성본은 짧고 매끄럽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세계관 설정, 기체와 캐릭터의 시각적 일관성 관리, 카메라 동선, 속도감 조절, 기술 제품의 노출 시점까지 수많은 선택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AI가 영상을 만든 것이 아니라, 제작자가 AI의 결과를 통제하고 편집해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완성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화려한 레이싱 장면이 강렬할수록, 시청자가 MLCC·카메라 모듈·패키지기판이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까지 기억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카메라 모듈은 인지와 시야, MLCC는 전력 안정성, 패키지기판은 신호 처리 속도처럼 각 부품의 역할이 서사 안에서 조금 더 명확하게 연결됐다면, 스펙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의 기능을 기억하게 만드는 효과가 더 강해졌을 것입니다. 실제로 콘텐츠 마케팅 연구에서도 스토리와 정보의 연결 밀도가 높을수록 브랜드 기억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Content Marketing Institute).

    AI는 제작비를 줄이는 도구라기보다,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상상을 빠르게 시각화하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우주 레이싱 경기장도, 동물 마스코트가 별자리를 완성하는 장면도 실제 촬영으로는 비현실적인 예산이 필요합니다. 생성형 AI는 그 상상의 범위를 실현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당깁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도구를 썼는지가 아니라, 명확한 콘셉트와 일관된 비주얼 시스템, 그리고 결과를 판단하는 디렉터의 감각입니다.

     

    요약: AI 영상 제작에서 생성 속도는 단지 출발점일 뿐이며, 프롬프트 설계부터 컷 선별, 브랜드 일관성 유지까지 완성도를 결정하는 핵심은 사람의 디렉팅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기 AI 필름은 어떤 AI 도구로 만들었나요?

    A. 삼성전기는 생성형 AI를 활용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구체적인 도구명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기업 영상 제작에는 Sora, Runway, Pika 등 다양한 AI 영상 생성 도구가 활용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단일 도구보다 여러 도구를 병행하는 방식이 많습니다.

     

    Q. 기업 브랜드 영상을 AI로 만들면 제작비가 많이 절감되나요?

    A. 세트 촬영이나 3D 렌더링에 비해 특정 단계의 비용이 줄어들 수 있지만, 프롬프트 설계와 수십 차례의 생성·선별·보정 작업이 새로운 공수로 추가됩니다. 제작비 절감보다는 기존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Q. MLCC가 실제 전자기기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품인가요?

    A. MLCC(Multi-Layer Ceramic Capacitor)는 스마트폰 하나에 수백~수천 개가 들어갈 정도로 전자기기 전반에 필수적인 부품입니다.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노이즈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며, 고성능 기기일수록 더 높은 정밀도의 MLCC가 요구됩니다.

     

    Q. B2B 기업이 일반 소비자 대상 콘텐츠를 만드는 게 효과가 있나요?

    A. 직접적인 구매 전환보다는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 형성에 효과적입니다. 부품 기업의 경우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지 않더라도, 대중 인지도가 높아지면 파트너사와의 협상이나 채용 경쟁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AI 영상 제작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뭔가요?

    A. 도구보다 대본과 콘티를 먼저 확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캐릭터나 오브젝트의 기준 이미지를 사전에 고정해두지 않으면 컷마다 외형이 달라지는 일관성 문제가 반복됩니다. AI 드래프트 단계와 실제 편집·후반 작업 단계를 일정상 명확히 분리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결론

    삼성전기 AI 필름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AI 활용 사례가 아닙니다. B2B 부품 기업이 자신의 기술을 어떻게 일반 시청자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지, 그 서사 설계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0.001초의 승부를 만든 것은 생성형 AI가 아니라, 어떤 장면에서 어떤 부품을 노출할지 결정한 사람의 판단이었습니다.

    AI 영상 제작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도구를 고르기 전에 메시지를 확정하시길 권합니다. 어떤 장면이 우리 브랜드의 기술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가, 시청자가 영상을 끄고 나서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그 질문에 답이 나왔을 때 AI는 비로소 효과적인 도구가 됩니다. 삼성전기 영상과 저희 팀의 프로젝트가 공통으로 증명한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Ume23W2vE0